[한겨레] 20여년 한국화 새 지평 닦아온 홍대눈썹문신유근택 작가의 갤러리 현대 신작전한지 겹붙이고 철솔로 긁는 매체실험과 낯선 일상풍경 결합돼한국사회 시공간의 에너지를 담아내기위한 노력 돋보여 다음달에 성곡미술관에서 광주화루 작가상 수상 기념전도 열어 이 목욕도는 작가가 현장의 사실성을 옮기려고 벌인 치열한 고투를 보여준다. 욕조 안에서 한 남자가 등을 내보인 채 몸을 씻는 장면이다. 물을 좍좍 끼얹으며 등진 모습으로 서 있는 알몸뚱이 남자. 그의 검은 몸 위로 희부연 물살이 쏟아지고 있다.현재 한국화 화단에서 가장 우뚝한 자리에 올라선 유근택(52) 작가의 신작 은 작가임에 분명한 알몸의 남자와 침침한 목욕실 벽체 수원교통사고한의원사이에 감도는 선뜩한 분위기가 모종의 불안감, 긴장감을 자아낸다. 물이 쏟아지는 격정적인 상황에서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순간의 풍경을 스탓필라테스그림으로 끌어내 보고 싶었노라고 작가는 말한다.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17일부터 열리고 있는 작가의 신작전 ‘어떤 산책’(9월17일까지)의 출품작 중 하나다. 이 전시는 기존 한국화의 고답적 어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파격적 시선과 실험으로 점철되어 있다. 도서관, 모기장, 산책로 등의 일상 풍경을 배경으로 빨랫감이나 사람의 얼굴, 해골, 총, 만화, 촛불 등이 초현실적으로 뒤엉킨 크고 작은 그림들이 지하와 지상 1, 2층을 메웠다. 작가는 플라이애드골법용필이나 전신사조, 기운생동 등으로 설명되는 전통회화의 운필법 대신 한지라는 화폭 재료의 물성을 정면으로 건드리며 투쟁한 흔적들을 내보인다. “기법적인 변화가 단연 두드러진 부분이에요. 우선 화폭인 한지를 여러겹 붙여 두껍게 해놓고 물에 적신 상태에서 철솔로 마구 문질러 종이의 섬유질을 일으켜 세우지요. 그 상태에서 안료를 위에서 찍어 눌러가면서 그려요. 그리는 나의 호흡, 몸짓들이 붓질의 필력으로 움직인다기보다 종이의 물성을 보험비교사이트통해 실려 나타나는 것이지요.”이 새로운 물성 실험을, 작가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삶의 순간순간을 종이의 구조 속에 밀어넣는 운전자보험비교사이트작업이라고 했다. 달리 말해 한국인의 일상생활에 깃든 독특한 시공간의 층위를 한지 위에 깊이감 있게 실체로 쌓아나가는 작업이다. 그렇게 무해지환급형보험그의 몸짓으로 빚어낸 화폭 위엔 지식의 시간이 중첩된 도서관의 육중한 서가 공간과 가녀린 모기장에 얼비치는 가족의 생활 풍경이, 서울 성북동 작업실 창밖으로 본 낯선 세상의 모습이 차곡차곡 내려앉았다. 2015년 오시아이미술관 개인전 이후 독일 베를린에서 수개월간 단기 레지던시(예술가가 특정한 장소에 일정 기간 거주하면서 재정 지원을 받고 다른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창작을 하는 프로그램)를 했던 작가는 그때부터 그리기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져야겠다고 작심하고 3년 가까이 물성 탐구에 매달린 결과물을 이번에 내놓았다고 털어놓았다.1995년 동료인 소장 한국화가들과 ‘동풍’ 그룹전을 꾸리면서 ‘일상’의 회화를 한국화의 새 화두로 제시했던 그는 아파트, 공원, 창밖 등 흔한 주변의 생활공간을 몸으로 누비는 감각의 반영구학원풍경을 20여년째 붙들고 그려왔다. 한국화가로서의 화력이 얼추 30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세상의 모든 풍경을 포착하고 싶다는 회화적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작가에게 한지의 물성과 본격적으로 대결한 이번 전시는 하나의 기점이 될 것임에 분명해 보인다. 유근택 회화의 장점은 시야가 폭넓다는 강남역왁싱데 있다. 물성 실험에만 기대지 않고, 지금 한국인이 살아가는 시각적 환경, 다양한 역대 미술사조에 대한 포괄적인 성찰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 그의 회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된다. 몸체는 사라지고 구둣발과 촛불을 든 손이 눈발 날리는 거리를 떠다니는 과 동틀 무렵 온통 발갛게 변한 성북동 산책로의 작가 모습을 담은 등의 출품작들이 그의 폭넓고 포항꽃집단단한 회화관을 입증한다. 작가는 분단 상황 속에서 독특하게 형성된 한국인 특유의 삶의 구조와 시간의 폭력성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보여주고 싶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프랑스 평론가 로랑 헤기가 ‘시간성의 물질적 구체화’라고 통찰한 것처럼, 일상과 풍경이 더욱 조여들 듯 압축된 구도로 결합된 그의 신작들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펼쳐낼지가 관심을 모은다. 다음달 8일부터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작가의 광주화루 작가상 수상기념전에서 별도로 보여줄 새 작품들이 시금석이 될 듯하다. (02)2287-3500.